1. 서른여섯으로 세상을 떠난 주유.
하지만 여기서 잠시 살펴보고 싶은 것은 공명의 그늘에 가리워 실제보다
지나치게 결하된 주유의 사람됨이다.
2. 연의(演義)는 주유가 공명에게 철저하게 농락된 끝에 분사(憤死) 한 것
으로 되어 있으나 정사(正史)에서는 거의 그런 기록을 찾아볼 수 없다.
그는 다만 동오 안의 반유비파(反劉備派)의 핵심인물이었다는 이유 때
문에 촉한정통론(蜀漢正統論)에 빠져있는 연의의 저자에게 미움을 받아
그렇게 왜곡되었을 뿐, 논자(論者)에 따라서는 그의 재주나 식견이 결코
공명에게 뒤지지 않았다는 사람도 있다.
3. 이를테면 그의 서천(西川) 정벌 구상만 해도 그렇다.
연의(演義)는 그것이 오직 형주를 암습하기 위한 구실이었다고 하지만, 정
사(正史)에는그걸 암시하는 구절조차 없다.
그의 서천 정벌은 오히려 오나라가 그 전역사를 통해 보여준 천하쟁패의
구상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인 것이었으며, 만약 불행히도 그가 중도에 병
들어 죽지 않았더라면 제갈량의 천하삼분(天下三分)의 계(計)는 그 빛을
잃고 말았을 것이다.
4. 실제에 있어서도 오(吳)는 그 뒤 친유비파(親劉備派)의 우두머리인 노숙
에게 대권을 맡겨 삼국정립(三國鼎立)의 길을 열어 주고 자신은 세 나라 가
운데서도 가장 소극적이고 언제나 수성(守城)에 급급한 세력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런뜻에서 주유의 갑작스런 죽음은 오(吳)의 국운을 바꾸어 놓은 것이라
할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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